백엔드/코드스테이츠 수강

[회고]코드스테이츠 수강_수료 후기 -2편- (完)

반 불혹 2023. 5. 30. 20:49

*** 이 글에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깔끔한 하루로 마무리 하고 싶으시면, 이 글을 닫아주십쇼.

*** 이 글에서의 의견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의 경험, 성향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 코드스테이츠 뿐 아니라 그냥 뭐든 부스트 캠프에 뛰어드는 동생, 친구, 형, 누나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일단 수료 후기를 써보는게 좋겟다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코드스테이츠를 수강하고 너는 뭘 했나? 

취업준비 했다.

좀더 풀어서 말하면 

  1. 아침에 일어나서 자소설 닷컴 보고 쓸만한 공고가 있는지 탐색 
  2. 포트폴리오, 이력서 다듬기 
  3. 추려낸 공고에 맞추어 자소서 작성하기 
  4. 하루 1개 알고리즘 풀기 
  5. 회사 조사하기 등등.... 

그런데 이 때 문제가많았다. 

분명 현직 친구들이 말한 기업들이 채용을 안하기 시작했다.

"야... 생각보다 채용을 안하는데 이거 무슨일이냐?"

"작년, 재작년에 비해 진짜 작살낫어, 너 그냥 프로젝트나 동아리같은거 들어가서 좀 버텨"

이게 무슨 소리야!

코로나 여파로 호황이던 IT 시장은 이제 비교적 안정기를 찾았고

-> 그 이후 2~3년차 경력개발자들이 많아졋으니

-> 기업 입장에서도 경력을 더 선호하고

-> 코로나때 이미 투자를 했으니 이제 투자금을 회수할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결론 : 사람 덜 뽑고 이제 영업이익 뽑아낼 차례라는 것이다.

그나마 이전에 하드웨어 지원할때는 서류가 거의 안붙었었는데 it는 종종 붙어서 코테를 볼 기회가 있긴 했다.
(아마 그냥 서류 100프로 붙여주고 코테로 거르는 거겠지만)

뭔가 더 하면 될거같은데, 잘 안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발로 뛰기 시작했다. 

3월 초에 열린 취업박람회에 갔다.

"취업 박람회를 왜가 ㅋㅋ 아직도 80~90년대임?"

모르는 소리, 여기에는 해당 기업의 엔지니어, 인사담당자분들이 오신다. 

이 말은 서류를 통과하지 않아도 그분들을 뵐 수 있으며, 해당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이나 역량을 알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면접까지도 고려 할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최대한 많은 준비를 해갔다. 

  1. 태블릿 PC : 내 포토폴리오를 인쇄하긴 했지만 작동되는것을 보여주기 위해 
  2. 이력서 : 내 약력, 간략한 기술설명 
  3. 자기소개서 : 프로젝트 및 역할 등을 수록한 짧은 버젼과 해당 기업의 이전 공고를 참고해서 자소서를 써갔다.
  4. 질문 목록 : 해당 기업의 개발툴, 코드리뷰 등등 업무 진행 방식 및 해당 기업의 이해도를 전달하여 관심있다는것을 표출

나는 IT관련 회사 부스에 돌아가면서 태블릿PC에 내가만든 기능과 포토폴리오를 보여주면서 상담을 진행했다. 

면접 제안을 한 곳도 있었고, 아닌곳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느낀것은 "중견 이상의 회사는 힘들겠구나!"

비교적 적은 비율만 신입을 환영하고, 중견 이상의 기업에서 상담을 받을때는 거의 대놓고 우리는 경력을 찾는다는 식이 주류였다.

물론, 아예 신입이 배제되는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크게 느꼇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내 포토폴리오를 보여주고 시연하니까 엔지니어, 인사담당자 분들이 굉장히 기특하게 봐주셧고, 긍정적인 대답과 연락처를 주고받기도 햇다.

현직자분의 말로는 거의 합격이라고 했다.

"작년에는" 말이다. 

막상 박람회가 끝나고 대부분의 기업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경력공고가 다시 올라왔다. 

막상 공채를 시작하거나, 지원자를 받으니까 나같은 애들은 작년에 비해, 재작년에 비해 수두룩 했다는 거다.

꺼흑, 하지만 계속한다.

하지만 문제되지 않는다. 

"지식이 부족하면 더 공부하면 되고, 경험이 부족하면 프로젝트를 더 하면 그만 아닌가?"

내가 불합격한 횟수

나는 2월 수료 후 3월 28일까지 계속 지원하다가 느꼇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 하구나"

코딩테스트도 만만히 볼 것이 아니고, 면접도, 적성도, 등등등 

"그런데 언제까지?"

이게 제일 문제였다. 

사실 올해 9월까지로 마지노선을 잡고 취준을 했것만, 나이도 이제 점점 먹어가고 신입으로 유리한 나이를 벗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초조해지는것은 어쩔 수 없더라. 

 

그래서 우찌 했느냐? 

내가 최대한 발품을 팔다 보니 2가지 선택지가 생겼다. 

선택지는 2개다, 그런데 먹어봐야 효과를 알 수 있음 ㅎ

재미있게도 2가지 선택지 모두 내가 만든건 아니다. 

모두 주변 사람들이 도와준 결과다. 

  1. 친구가 취업한 일본계 중견 IT직무 

  2. 원래 일하던 분야의 공공기관 성향의 연구직

1번 선택은 약 9월 이후로 가능한 부분이 있었고, 2번은 내가 그 회사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종종 해당 회사의 이슈를 해결한 경험이 있었다. 

아마 4월 초에 이 두가지 선택지가 찾아왓던것 같다. 

이때 나는 취준을 잠깐 그만 둿다.

다시 원론적인 생각을 하게 됫다.

"나는 IT엔지니어가 되고 싶은것인가? 좋은 회사의 회사원이 되고 싶은것인가?"

"이전에 나는 HW엔지니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일 했는가?"

"사기업에 가고 싶은거냐? 공공기관 쪽으로 빠지고 싶은거냐? 아니면 대학원을 진학해서  더 큰 물에서 놀거냐?"

"이전에 일이 싫어서 그만둔건가? 회사가 싫어서 그만둔건가?"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고 뭘 하고 싶은가?"

나는 누구인가!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생각들이 하루종일, 4월 내내 돌았다. 

사실 나는 좀 홍대병인지, 똥믈리에인지 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았다. 

에초에 하드웨어 하겠다고 나대면서 70년된 골동품 복원하고 앉아있고 

IT도 처음에는 보안쪽으로 생각하다가 일이 힘들어 보여서 그냥 다른거 하자 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니까 어느정도 결론이 났었다. 

"내가 하드웨어를 선택한 이유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서 였고. IT를 선택한 이유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건 엔지니어인가? 회사원인가? 

사실 몇개월 전부터 답을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IT공부할때 쉬는시간에 뭔 야동 몰래 보는거 마냥 불량 회로 디버깅 영상이나 자동차 정비 영상을 보기도 했엇다.

그러고 나서 IT 공부를 하려고 앉으면 뭔가 숙제를 하는 느낌이 컷다. 

현 시점에서 IT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한것이지 즐긴건 아니였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일을 하면 즐길 수 있느냐? 하면 또 모르겟지만... 

그러다가 깨닫은 것이, "나는 하드웨어든 회사원이든 제대로 일해본 적이 없구나!" 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한 1년 조금 넘는 기간동안 나는 대부분 상사가 저지른 잘못을 수습하거나, 경리 일을 대신 하거나, 불법적인 일에 내 이름을 올려 일하게 했었던 것을 기억했다. 

그래서 정했다. 

"이번엔 진짜 엔지니어로서,연구자로서 일해보겠다."

"이번에도 안된다면 더 이상 회사에서 일하지 않겠다, 차라리 뭘 하든간에 사업을 하겠다."

그렇게 나는 다시 원래 분야로 돌아가기로 했다. 

 

에엥? 뭐라는거야 이 비~앵신 새끼가

약간 이런 상황이다.

소 잃고 뇌 약간 고친다.

무슨 뜻인지 감이 안오지?

6개월간 it 공부 한건 일단 한거고(소 잃고), 마음 잡은건 잡은거다. (뇌 약간 고친다.)

물론 직무의 유망성은 IT를 따라갈 직업이 없어보이기도 하다. 

그리고 돌아간 분야가 또 좆같아서, "씨발 이번엔 진짜 안돌아온다." 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6개월간 공부 하면서 웹 서버도 올리고 스스로 공부도 하고 무엇보다 자기 독백이 많아지다 보니 인생을 새로 계획하게 됫다. 

이미 정석적인 커리어 패스를 따라가는건 물리적으로 늦엇다. 

그냥 내 인생을 가꾸어야 한다. 

배운건 모두 쓸모가 있다. 

IT에서 배운것들도 다른 직무에서 분명 빛을 발하겠지. 

뭐든지 해도 안될수도 있고, 될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어떤 방법이든지 써서 배 굶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있다. 

마치 시험기간 전날의 나 처럼

내가 이미 가진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생각이 편해진다. 

사실 지금 집안 문제로 집이 풍비박산이 나서 그런것도 있다. 

물리적으로 이제 집을 잃게 되었고, 내 인생을 다시 짜야 한다. 

마침 연구직 회사에 들어가면 기숙사도 제공되고, 그곳에서 새롭게 인생을 계획 하기로 했다.

이제 온전히 혼자 살아가면서 다른이에게 많은 것을 배우기로 했다. 

사업하시는 분을 만나서 사업도 배우고, 저번주에는 첫 매출이 났다. (만원도 안되는 돈이지만)

일단 현 상황에서는 최악보다 더 잘 풀리는 중이다. 

그냥 내 마인드가 싱숭생숭 한거지 

어찌됫든, 어찌저찌 됫다!

 

그래서 이 글은 왜 썻느냐?

이 글을 보는 형,동생,누나들이라면 아마 부스트캠프에, IT직무에 들어가는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대부분의 부스트 캠프 후기는 이렇게 끝난다.

"00개월간 너무 유익했고~! 이제는 나도 개발자!!!!"

혹은 정말 열심히 한 사람은 

"00 기업 최종합격 후기" 

이런 식으로 종지부를 찍었을 거다. 

현실에서, 내가 본 부스트 캠프는 모두가 좋은 기업에 들어가거나, 희망차진 않다는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새로운것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뭔가 얻어낸다면 결코 낭비가 아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그대로 만족은 못해도 이어나갈 수 있으면 그거로 된거다. 

약간 이런느낌

 

내가 이전 회사에 다니면서, 내 이름으로 대신 올라간, 덤터기를 쓴 이슈를 수습하면서 현대 자동차 남양 연구소에 자주 방문했다. 

방문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나를 연구소 까지 태워준 택시기사 아저씨, 내가 스패너를 돌리면서 새 부품을 교체 할 때 옆에서 내 작업이 끝나길 기다리던 다른 협력사 과장님 등등

그분들과 대화하면서 재밌고, 서글프고,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으면서 "인생의 형태가 이렇게까지 다양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서 느낀 것은 "회사가 인생의 업적일 수도 있겠지만 전부는 아니며, 업적이 있다고 해서 좋은 인생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느정도 정석적인 인생의 루트라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1. 6년간 초등학교를 재학하고 졸업
  2. 3년간 중학교를 재학하고 졸업
  3. 3년간 고등학교를 재학하고 졸업
  4. 2~4년간 대학교를 재학하고 졸업 
  5. 취업

약 14~16년간 으레 사회에서, 어른들이 바라는대로 생활하면서 드디어 자신이 일궈낸 것이 바로 "취업" 일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취업한게 인생에 유일한 업적이냐? 그게 전부야?" 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 초년생에게는 전부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첫 직장이 중요한거고, 기를 쓰고 좋은 곳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기준이나 어디로 봐도 좋지 않은 곳에 있어도 자신의 유일한 업적을 놓고 다른곳으로 가는것은 굉장히 힘들것이다.

 

부스트 캠프를 준비 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도전하든, 자신이 만든 업적을 두고 나올 사람들일 것이다.

하고싶은 말은

처음 도전해서 얻는 것이 유일한 업적은 아니며, 업적을 두고 나왓다고 해서 그것이 사라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든지, 이 글을 읽고 한명이라도 마음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엇다면 성공이다. 

"해라, 마라" 를 말하고 싶지 않다. 

뭐든지 간에 "해도 된다" 를 말하고 싶다. 

아래 링크는 내가 부스트 캠프를 수강하면서 썻던 회고록 모음이다. 

혹시라도 판단하는데 참고가 되면 좋겟다. 

https://half-forty.tistory.com/search/%ED%9A%8C%EA%B3%A0

 

팔랑귀 블로그

팔랑귀의 기술 블로그입니다

half-forty.tistory.com

 

여튼 잘 생각해보고 혹시 자신이 무슨 판단을 내렷는지, 내가 도움이 됫는지 나중에 댓글로라도 알려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2023년 5월 30일 개백수 팔랑귀 올림

 

 

PS: 이 블로그는 이제 IT 기술 블로그의 기능은 거의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자동차든 뭐든 다른거 할거 같다. 정 아니면 개인 기록용으로 쓸거 같다. 나중에라도 내가 블로그를 보게된다면 이땐 이랫지 할 수 있게 이렇게 적어 놓는다.